스텔라 온 커피 커핑 센서리 클래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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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한달 간 세종에 있는 스텔라 온 커피(@stellar_on_coffee_cafe)에서 커피 커핑&센서리 클래스를 들었습니다.

    먼저 클래스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1. 클래스 정보

    수강료 : 50만원
    총 4회 수업 (회차별 3시간+a)
    평일반 :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주말반 :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클래스 신청 정보는 인스타그램을 확인하시고 인스타그램 DM 또는 전화번호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2. 클래스 후기

    먼저, 저는 '커핑(Cupping)'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클래스를 수강한 커린이임을 먼저 밝힙니다. 두괄식으로 말씀드리자면, 강의는 매우 만족스러웠고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저 포함 2명이 한달 간 클래스를 수강하였고, 최대 4명까지 동시에 클래스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총 4회의 클래스는 대부분 

    향미 수업(Sensory) -> 커핑 수업(Cupping) 

    두 단계로 진행되었습니다.

    2-1. 센서리(Sensory)

    센서리 수업은 대부분 르네뒤벵의 아로마 키트를 기준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향들은 커피 향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르네뒤벵 외에 여러가지 아로마 키트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해 주었습니다. 저는 정말 맞추지 못하는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르네뒤벵 아로마 키트를 이용한 Sensory 수업 - 향 맞추기

     

    총 4회의 센서리 수업은 Enzymatic(유기반응에 의한 꽃, 과일, 허브향), Sugar Browning(당의 갈변화에 의한 향), Dry Distillation(건열-로스팅에 의해 발생하는 향) , Aromatic Taints(커피 성분의 변질에서 오는 향)으로 나누어져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커린이기 때문에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부정적인 향들에 대해서는 느끼기도 어려웠고 커피에서도 맞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향들(꽃, 과일 등)에 대해서는 어떤 뉘앙스의 향들을 가지고 커피에서 어떤 과일이라고 말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수업 시간이 향을 맡고, 생각하고, 어떤 향인지 맞춰보고 비교해 보는 수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추가로 '맛'을 느껴야 하는 부분에서는 기준이 되는 과자, 꿀, 견과류 등을 제공해 주셔서 입도 즐겁고 머리는 뜨거운 ㅎㅎ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강사님께서 제공해 주시는 것들은 대부분 World Coffee Research의 Sensory Lexicon에 나와 있는, '단맛 레벨 5를 느끼려면 어떤 과자를 먹어 보세요' 와 같은 reference가 되는 샘플입니다.

    냠냠 먹어보기 (이게 바닐라 라구요???)

     

    2-2. Q-grader Sensory skills 시험 체험

    특이하게 세 번째 수업시간에는 Q-grader(커피 감별사) 자격증 시험 중 Sensory skills 시험을 간략하게 진행해 보았습니다. Sensory skills는 특정 3가지 농도로 섞은 단맛, 신맛, 짠맛을 아래와 같은 레벨로 시험을 보았습니다.

    Sensory Level 1. 제일 짠 것, 제일 안짠 것, 제일 신 것, 제일 안 신것, 제일 단 것, 제일 안 단 것을 맞추기
    Sensory Level 2. 모든 농도를 맞춰보기
    Sensory Level 3. 무작위로 섞인 맛을 맞추기 (예 : 신맛 중간 + 단맛 최고 + 짠맛 최저 로 섞인 물을 먹고 맞추기)

    레벨 2까지는 대부분 맞추신다고 하고(저는 틀림), 레벨 3은 자격증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이 틀려서 재시험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냥 맹물인데..뭘 맞추라는 건가 싶은..)

    Q-grader Sensory skills 체험

     

    2-2. 커핑(Cupping)

    커핑은 커피 생두 자체를 평가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저는 처음으로 커피가루를 에스프레소 또는 필터로 내려 먹지 않고 그냥 물을 타서 먹어보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래 보이는 사진에 있는 원두가루 자체의 향미를 맡고,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의 향미를 맡고, 커피가 식어가면서 변화하는 맛을 체크해 보는 과정을 반복하였습니다.

    생두 자체를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커핑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제약 조건이 따릅니다. 예를 들어 로스팅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하고, 커피 굵기는 어느 정도로 분쇄해야 하고, 물과 커피의 비율은 어느정도여야 하고... 이런 것들은 강사님께서 모두 신경써 주시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이 있다~ 라고 알고 있고 대부분은 커피의 '향미를 평가' 하는데 수업을 집중합니다. 커핑 환경을 만드는 것도 커핑의 일부이겠지만, 사실 그건 제가 원하는 건 아니니까요. 

    커핑 준비

     

    첫 날에는 생두를 평가하기 위한 평가지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스페셜티 커피 협회(Specialty Coffee Association; SCA)의 Cupping form을 이용해서 Sensory 수업 때 배웠던 향미들을 커피에서 찾아내 보고 점수를 매겨 보는 훈련을 합니다.

    결과적으로 아래와 같은 채점지를 모두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는 심사위원이 목표가 아니기는 하지만 커피를 하는 많은 분들께서 하시는 것 같아 '취미를 이 정도까지 한다고..?' 라고 느껴지는 영역이었습니다. 사실, 몇 번 해보지 않았는데도 작성 자체는 쉽지만 써야 할 게 적지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어디서 배운 티는 낼 수 있겠습니다.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작성한 점수 표를 바탕으로 마지막에는 실제 대회에서 심사위원이 채점한 점수와 비교해 보고, 내가 느낀 향들과 강사님이 맡은 향 그리고 심사위원들이 느낀 것들에 대해서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수업에서 제공되는 커피들은 그때그때 다르겠지만 제가 들었던 수업에서는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COE 수상작(또는 National winner)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COE는 Cup of Excellence로 각 국가에서 개최되는 생두 대회를 말합니다(사실 COE가 뭔지도 수업을 들으면서 알았습니다).

    아래는 제가 수업을 들으면서 기록해 두었던 커피들입니다.

     

    3. 마지막으로

    저는 커피를 깊게 취미로 갖고 있지도 않고, 어쩌다가 스페셜티 커피를 접하고 커피에서 느껴지는 맛을 더 느껴보려고 하고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배우기 위해서 이 클래스를 수강하였습니다. 50만원이라는 돈이 적지 않습니다.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재미있었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흔쾌히 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동의해 준 아내에게 고맙습니다.

    이 클래스의 강사님이자 스텔라 온 커피의 나온유 사장님은 Q-grader 자격증을 가지고 계시고, 생두 국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대전/충청 지역에서 여러 국가의 경매 샘플을 커핑으로 배우거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50만원이라는 돈이 많지만 어떻게 보면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될 때 (그리고 나이가 어릴 때) 커피를 좋아한다면 수강할 만한 좋은 강의라고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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